봄비
성백원
코로나19가 세상을 꽁꽁 묶었습니다
갈 곳도 없이 홀로 창밖으로 수직하는 그대를 봅니다 냉장고를 열어 진도 울금 막걸리를 땁니다
개나리가 컵 속에 피었네요 재래시장에서 만난 야채 닭똥집이 오산천을 부릅니다
얼큰한 기분으로 베란다를 봅니다 고무나무에 아들 얼굴이 보입니다
봄비가 내리는데 마른 몸 적시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네요 이런 저런 생각들이 비에 젖습니다
내일은 남긴 이 녀석과 막걸리 한잔을 떼창하고 싶습니다
긴 손가락으로 땅의 연인을 부등켜 안았으니 곧 연두빛 아가들이 방긋방긋 미소 짓겠네요
비에는 추억들이 가득 가득합니다 봄비는 그리운 것을 더 그립게 합니다
취하네요 그대 봄비를 사랑했지요
아무리 힘들더라도 봄비가 아직 그대 편에서 응원하고 있으니 그대 잘 견디세요
나 또한 그대에게 영원한 봄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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