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여성생애구술사,「머라캐도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발간

타인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가슴을 치고 공감하며 써내려간 한 권의 책

신동성 | 기사입력 2021/11/29 [18:41]

오산시 여성생애구술사,「머라캐도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발간

타인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가슴을 치고 공감하며 써내려간 한 권의 책

신동성 | 입력 : 2021/11/29 [18:41]

여성생애구술사가 타인의 이야기 듣고 글을 써 펴낸 '머라케도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 표지 디자인  © 오산인포커스


평범한 사람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여성생애구술사들이 타인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감동하고 눈물을 흘리며 써내려간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발간했다.

 

이번 발간된 「머라캐도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는 2021년 오산시 여성친화사업 지원으로 오산중증자립생활자립센터에서 진행한 여성생애구술사 양성과정을 통해 배출된 새내기 생애구술사들의 진행으로 발간하게 되었다. 

 

학식이나 권력중심의 기록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기록도 역사가 될 수 있다는 평등인식을 지향하고자 진행되었던 이번 사업은 지난 5월 최현숙 구술작가를 강사로 초빙하여 생애구술사 양성과정 신청자를 접수받아 총 8회기로 진행됐다.

 

이 과정을 통해 기초 생애구술양성과정을 수료한 10명의 예비생애구술사들은 오산에 거주하고 계신 1935년 사할린 출생 신문자 어르신과 1942년생 경북 문경 점촌읍 출생 임경분 어르신 그리고 1968년 화성시 송산리 출생 정지숙 씨에 대한 생애구술을 진행했다.

 

생애구술사가 참여자를 찾아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오산인포커스

 

생애구술에 참여한 신문자 어르신의 경우 2009년도에 한국에 영구귀국하면서 오산에 거주하게 되었으며 어르신의 삶은 한국 근현대사와 맞물려 파란만장한 시대를 몸으로 견뎌오셨다.

 

역사라는 큰 물줄기속에서 개인의 삶을 지켜내기 위하여 한 인간이 겪어야 하는 절망과 희망 그리고 삶에 대한 숙연함을 갖게 한다. 

 

또한 임경분 어르신은 속초 대포항에서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추운날에도 속초바다 앞 난전에서 생선을 팔면서 씩씩하게 살아내셨지만 현재 치매3급으로 오산에 살고 있는 딸과 살고 있다.

 

어르신의 굽은 손가락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으나 어르신은 ‘머라캐도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 라며 과거를 회상하신다.

 

태어날 때부터 중증의 장애를 갖고 태어난 정지숙씨의 경우는 부모에 의해 시설로 보내졌다가 자립하여 지역사회로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사회가 얼마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냉정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잔다르크처럼 홀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온 지숙씨를 보며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하게 만든다. 늘 사람들을 올려다만 보다가 인터뷰 하는날 처음으로 내려다본다는 그 말에 우리는 가슴이 메였다.

 

구술사들은 1대1일 면담을 통해 구술참가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풀어내고, 풀어낸 이야기를 당사자의 언어가 진정한 기록이고 역사이기에 최대한 당사자들의 언어로 기록하고자 했다. 

 

생애구술사들은 참여자 인터뷰에 3명을 비롯해 지원인력 10명이 진행하였고 면담인력 5명, 녹취인력 3명은 마지막 작업으로 눈이 어두워 책 읽기가 힘든 임경분 어르신 및 그 외 독자들을 위해 낭독 독음작업을 추가 진행했다.

 

새내기 생애구술사들은 타인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같이 가슴을 치기도 하고, 한숨을 내쉬면서도 한결같이 “참 열심히 살아오셨다” 말했고 이에 “고맙슴니데이, 이 늙은이 이야기를 들어줘서”, “보잘 것 없는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맙습니다”라는 화답을 들을 수가 있었다.

 

이번 생애구술사를 통해 발간된 「머라케도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는 지식인이나 목소리 큰사람, 또는 힘 있는 자의 기록만이 남을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우리는 작은 목소리에 담긴 보통의 사람들에게서 권력이 품어 낼 수 없는 삶에 대한 진향 향기를 맡고 취해 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이번 발간된 「머라캐도 그래도 그때가 좋았어」는 유튜브를 통해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첫번째 이야기-신문자(1935년생, 러시아 사할린 출생)<https://youtu.be/8lRat_L8GK0> 

두번째 이야기-임경분(1944년생, 경북 문경군 점촌읍 출생)<https://youtu.be/z1TzAULXdHA> 

세번째이야기-정지숙(1968년생, 화성시 태안읍 송산리 출생)<https://youtu.be/N3yGopOJfzA>

 

 

신동성 기자  osanin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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